들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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들꽃
아이야 나는 네가 탐스러운 과실을 맺는
사과나무가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 했단다
과실을 먹기 위해
많은 친구들이 네 곁을 찾아 줄 테니까
아니면 나는 네가 은은한 향기를 품은
코스모스가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 했단다
은은한 네 향기가
산들바람타고 널리 퍼질 테니까
그런데 너는
내 과수원을 벗어나
나의 정원을 벗어나
저 험난한 들 가운데에서
자라고 싶어 하는구나
들풀이 모여 있는 저곳이 아름다워 보여서
넓어 보이는 저 들판이 자유로워 보여서
너는 거기서 자라고 싶어 하는구나
저 들에는 너를 짐승에게서 지켜줄 울타리도 없으며
널 상하게 하는 비바람 속에서 함께할 무엇조차 없음에도
그럼에도 너는 저 들에서 자라고 싶어 하는구나
내가 사랑하는 내 아이야
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이야
그럼 이것 하나만 약속해 줄 수 있겠니
들꽃이 되어다오
고고히 피어난 널 보고
짐승들이 피해갈 수 있도록
너를 무참히 짓밟고 지나가지 않도록
나의 아이야 들꽃이 되어다오
내가 네 모습을 한 눈에 발견할 수 있도록
널 찾은 내가 거친 비바람 한가운데
너를 감싸 안아 지킬 수 있도록
반드시 들꽃이 되어다오
저 수많은 들풀 가운데 오롯이 피어난
나의 들꽂이 되어다오
(고목현 / 동탄성지교회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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